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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퀴퍼, 우리도 할래요? -2 본문
광주퀴퍼,
우리도 할래요? -2 (feat. 광주여성민우회)
우리는 그냥 우리!
(출처 : we-are-meant-to-thrive.tumblr.com)
2. 내가 겪은 최악의 차별은?
재경 : 그렇죠. 우리가 퀴퍼에서 느끼는 해방감은 평소에 받은 차별과 혐오를 몸 안에 체화하고 있기 때문에 느끼는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돌아가면서 이번엔 하나씩 이야기 해보면 좋겠어요 내가 겪은 최악의 차별.
보통 : 최악의? 그냥 일상 생활 속에서?
벼리 : 한번은 찜질방에 갔어요. 찜질방이 남자가 입는 옷과 여자가 입는 옷도 다르잖아요. 어떤 아주머니가 그러는 거예요. 남자가 왜 여자 옷 입냐고. 그래서 여자라고 했더니, “목소리까지 그렇게 바꾸면서까지 여자 몸이 보고싶냐”고. 그 말에 열받잖아요. 그래서 옷을 벗었어요. 그랬더니 어휴 별꼴이야 하면서 그냥 가는 거예요.
아무 : 엄청 수치스럽다.
재경 : 진짜 너무 기분 나쁠 거 같아. 그 사람이 잘못 한건데 미안하단 말도 없이 별꼴이야 정말.
벼리 : 그리고 다른 여직원 둘이랑 출장을 가서 방을 잡았는데, 모텔 주인 할머니가 혼숙하면 안된다고 우리 방으로 찾아오셨어요. 그래서 “저 여자에요” 했더니 못 믿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주민등록증 보여주는데 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거예요. 내가 머리를 길러야 하나, 어떻게 해야 이런 치욕을 덜받을까…
재경 : 어 저도 노래 부르면서 들어가요.
화장실에 들어가면 노래부르는 이가 프린트 한 전퀴모 이미지
아무 : 목소리 들려주려고?
재경 : 네. 허밍을 하면서 들어가요. 그리고 일부러 헛기침을 계속 해요.
벼리 : 그리고 집결지를 지나가면 언니들이 저를 계속 잡아요. 놀다 가라고. 한 언니한테 여자라고 하고 지나치면, 다른 언니가 잡고…
재경 : 그러게 너무 티났나? 얼굴에 써있나봐요.
진형 : 근데 비 성소수자들도 느끼는 것 같긴 해요.
재경 : 우리가 다르다는 걸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진형 : 시스젠더 헤테로 애들 중에서 여자애들이랑 둘이 있을 때 보다 오히려 저랑 같이 있을때 이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애들이 있더라구요. 되게 안절부절 못하거나 그런거 있잖아요.
로자 : 같이 있기 싫어하는 그런 거?
재경 : 뭔가 섹슈얼한 이상함?
진형 : 예 뭔가 그런 이상함.
로자 : 동성과 같이 있다는 느낌이 안드는 이상함? 그럴만 해.
진형 : 아. 그렇네
벼리 : 저희 그 제 직장에서 여성분들이 많아요. 근데 갑자기 저의 허벅지를 탁 이렇게 잡더니 "아 되게 딴딴하다." 막 이러는 거예요. 기분 나빠서 “이러지 마요”라고 했는데, 듣지도 않아요. “네가 남자였으면…” 이런 말도 서슴없이 해요. 내가 매력있다는 말일 수도 있겠지만, 왜 거기에 굳이 ‘남자였으면’이라는 가정이 붙는건지.
자신에게 커밍아웃하는 사람이 없다면, 빙고해보기를 권한다
(출처: 페이스북)
재경 : 다른 분들은 또 없으세요?
채민 : 두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연애하고 있었는데, 사귀는 언니랑 있다가 부모님한테 딱 들킨 거예요. 그래서 여자랑 사귀냐길래 그랬다고 했더니 온갖 욕을 하셨어요.
다른 하나는 친한 친구가 갑자기 이상한 종교에 빠지더니, 성경공부 하자면서 자기랑 말씀을 공부하던지 아니면 절교하자고 강요하더라고요.
진형 : 가정에는 저도 알려졌거든요. 그리고는 화도 나고 짜증도 엄청 내고 그랬어요. 지금도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말이에요. 내가 왜 그랬나 정리를 해보니까, 제가 성소수자임을 들키기 전까지 부모님의 대우와 들킨 후의 저에 대한 대우가 너무 차이가 심한 거예요. 예전에는 부모님의 자랑 이었던 사람이 들킨 이후로는 오점으로 변하는 과정이 말이에요.
재경 : 바뀐 게 하나도 없잖아요.
진형 : 그쵸. 사실 저는 변한게 없는데 순간에 평가가 달라지니까 이게 그렇게 까지 심한 일인가 뭐 그래서 점점 안보게 되더라구요.
재경 : 가족이 뭔가 자신의 정체성을 밝혔을 때 하는 대응 방식이 대부분 다 처음에 그런 식으로 나타나잖아요. 성소수자부모모임 사이트나 가이드북을 보시면 단계별로 잘 나와있으니까요. 참고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은하 : 저는 신나서 커밍아웃을 한 케이스거든요. 여자친구 생겼다고 하니까 엄마가 “어, 동성애는 안돼” 하고 당황하시더라구요. 결론적으로는 실패한 커밍아웃이었어요. 나중에는 제가 커밍아웃을 한 걸 아예 잊으시곤, 동성애 관련 화두가 나올 때마다 정말 의아하단 듯이 “그럼 여자끼린 어떻게 할까?” 하고 물어보시더라구요. 내가 알려줄 수도 없고ㅋㅋ
로자 : 가족에게의 커밍아웃은 한 80%는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처음에 동생에게 커밍아웃 했을 때, 가끔씩 본가에 오던 때라 동생이랑 같이 방을 쓰고 있었어요. 사이트에 들어가서 오늘 무슨 모임이 있나, 사이트에 들어가서 애들하고 술을 마셔야 하는데 동생이 컴퓨터를 하고 있으면 그걸 못하니까. 안되겠다, 내 공간이 필요하단 생각이 들어서 “야, 나 사실 남자 좋아해”그랬더니 “어 그래도 수술은 하지마.” 하고 끝이었어요.
또 어머니 한테도 커밍아웃을 했는데, 처음엔 조금 충격을 받으셨지만 “그것도 니 팔자지” 라고 하시고 종결을 지으셨어요. 그런데 언젠간 다시 돌아올 거라고 믿고 계세요.
재경 : 진수님은 그런적 없으세요?
진수 : 저는 사실 저도 혐오를 사실 해본 적이 있기 때문에. 어릴 때, 남자 애들 중에서도 여성스러운 친구를 같이 따돌렸었어요. 처음에는 그친구랑 너무 이야기도 잘 통하고, 취향 취미 같은 것도 잘 맞아서 놀았는데, 왕따를 당한 거예요. 어쩔 수 없이 저도 같이… 정말 그 친구 너무 미안하고. 지금도 한번 만나면 무릎 꿇고 사죄 하고 싶어요.
재경 : 여성스러운 남자에 대한 혐오도 되게 심했다고 들었어요. 여고에서 남성스러운 여자아이들은 이렇게 선망의 대상이 되는데.
보통 : 맞아 인기 있는데.
재경 : 네, 남고에서 여성스러운 남자아이는 놀림이나 비웃음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도담 : 힘의 논리잖아요.
로자 : 그런데 또 그것도 대부분은 그랬는데 우리 학교는 좀 이상했는지 그렇게 여성스러운 친구가 누가 뭐라든 굴욕하지 않고 되게 당당한 거예요. 쉬는시간 되면 식당 아주머니랑 막 대화 하면서 호호호 웃고, 그러니까 애들이 오히려 잘 친해지더라구요. 사실 그런거 같아요. 자기 혐오가 심해지다보면 주눅이 들고 그러잖아요.
진수 : 저 하나 더 있어요. 대학 다니면서 학술대회를 갔는데 주제가 동성애와 기독교 윤리 이런 주제였어요. 동성애라는 주제길래 신기해서 가 봤는데, 막 간호학과, 의학과 이런 사람들이 교수들이 건물 하나 빌려가지고 동성애 혐오하는 학술 대회를 하는 거예요. 학생같아 보이는 사람들도 엄청 많고요. 주최자들이 대학 교수이니, 학점 운운하면서 학생들을 동원하기가 쉽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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