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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퀴모 이야기

전퀴모 광주 여행 스케치(feat. 라잇온미)

전국퀴어모여라 2015. 12. 15. 16:17

전퀴모 

광주 여행 스케치

(feat. 라잇온미)


장소: 전남대학교 뒤 어딘가에 

참석자: 마루, 마로, 모모, 재경, 진리, 어나더, 이벼, 치킨, 캔디, Tei.J



서울은 얼굴에 얼음이 얼 정도로 추웠던 날, 전퀴모는 달리는 뮤지컬-카를 타고 광주에 다녀왔습니다. 광주에 도착하니 어찌나 햇볕이 따사롭고 좋았는지 기분이 절로 좋아지더라고요 오홍홍. 한번도 광주에 가보지 못한 서울, 대전 촌분들과 함께 전남대학교에서 가장 핫하다는 <라잇온미>를 만나봤습니다. 


광주 가는 길에 만난 무지개 케이크! 


이벼 : 저는 전퀴모 디자인 담당 이벼라고 해요. (박수)


치킨 : 저는 이벼 애인입니다.


진리 : 저는 진리구요. 전남대학교 라잇온미에서 커뮤니케이션 팀장을 맡고 있고.


(와 멋지다! 있어보인다!)


진리 : 팟캐스트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재경 : 저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이하: 행성인) 웹진팀과 전퀴모를 하고 있는 재경입니다. 본가는 광주고, 전남대학교 졸업했어요. 


마로 : 이번에 라잇온미에서 온 마로라고 하고요,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있어요. 아 동아리에서는 학과 말하지 않아요. 아웃팅 때문에.


캔디 : 저는 비온뒤무지개재단과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KSCRC)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캔디이고요, 풀타임 활동가! 월급 받고 일하는 활동가 캔디입니다. 전남대 졸업하지 오래됐어요.


이벼 : 몇 학번이세요?(웃음)


캔디 : 하지 마, 하지 마.(웃음)


어나더 : 어나더미고요, 행성인에서는 웹진팀이랑 성소수자 부모모임, 그리고 얼마 전에 재경씨한테 영업 당해서 전퀴모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 다니는 학교에서 퀴어 동아리 운영진을 하고 있고요.


재경 : 무슨 동아리에요?


어나더 : 하이퀴어요. 한양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예요.


Tei : 저는 행성인 전퀴모에서 최고령을 맡고 있고, 대전에 있는 지역모임들을 같이 아우르고 있어요. 


재경 : 지부장님이세요, 지부장님.


캔디 : 이름은?


Tei : 이름은 Tei구요.


재경 : 애인으로 하신다며요.


(일동 웃음)


Tei : 네, ‘애인’이고요(웃음) 애인님이라고 불러주세요. 저도 학교 다닐 때 한국외대 성소수자 모임에서 한 5년 동안 운영진을 했었어요.


마루 : 저는 마루라고 하고요, 행성인은 작년 4월달에 들어왔어요. 현재 운영위원하면서 웹진팀과 HIV/AIDS 인권팀, 활동회원팀이랑 전퀴모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어나더 : 라잇온미 소개해주세요.


진리 : 라잇온미는 2014년 10월에 만들어졌어요. 처음에는 남 대표, 여 대표로 두명으로 시작했고요. 지금은 스물 너댓명 정도에요. 그 안에서 퇴출된 사람도 있고..


이벼 : 퇴출은 이유가 있었어요?


진리 : 가입만 하고 모임은 안 오는 유령회원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결국 이렇게 하기로 결정했어요.


재경 : 너무 안 오는 사람을 나가게 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진리 : 두  대표가 너무 힘들어했었어요. 제가 올해 초에 복학하면서 함께 도와주겠다고, 개편하자고 해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지요.


어나더 : 모임은 어떻게 꾸려나가세요?


진리 : 모임은 격주로 같이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기도 하고요. 한달에 한번 정도 성소수자 관련 영화나 토론주제를 잡고 스터디 룸 빌려서 같이 이야기를 해요. 2주 전에도 함께 모여서 영화를 봤어요. 


재경 : 그 때 뭐했어요? 


진리 : <바비를 위한 기도>를 봤죠.


<바비를 위한 기도> 는 언제나 감동적이다 


어나더 : 그럼 대개 모임은 점심모임, 저녁모임 이렇게 가지세요? 


진리 : 모임은 거의 저녁에 해요. 수업을 해야 하니까.


어나더 : 근데 동아리 내에서 과 이야기를 안 한다고 했는데 어떤 이유가 있어요?


진리 : 본인이 안 밝히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요. (왜요?)


캔디 : 스물 여섯명쯤 모이면 분위기상 분명 같은 과가 있을 텐데. 


진리 : 그런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재경 : 민족 전남대 2만 학우 잖아요. 적어도 퀴어가 2천명일텐데 겹치지 않을까요?


캔디 : 2천명 중에 스물 여섯명이니까 안겹칠 수도 있죠.



전남대학교 사범대학의 전경 


어나더 : 저희 동아리는 전공은 모두 밝히는 편이어서무슨 과에서 왔다고 하면 좋아해요. 저는 경상대생인데 경상대 학생자체가 많고 그래서 다른 과 학생들은 잘 모르거든요. 그런데 동아리에서는 다른 과 학생들도 많이 만나니까.


재경 : 어나더가 경상대 최고 끼순이 아니예요? (웃음)


어나더 : 무슨 소리세요.(정색)


진리 : 전라도 내의 성소수자 동아리는 우리가 유일하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관심은 많이 갖지만, 지역 특성때문인가 자기를 온전히 다 드러내지는 않으려고 해요. 


Tei : 회원모집이나 홍보는 어떻게 하나요?


진리 : 포스터도 만들고 화장실에 스티커도 붙이고.


재경 : 소리 소문 없이 뜯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어요.


Tei : 오프라인이 기반이네요. 옛날에는 다음카페로 충남대학교 동아리가 하나 있었어요. 충남 지역이 그렇듯 다른 퀴어 모임이 없으니까 충남대생이 아닌 경우도 가입을 하게 된 경우가 있어요. 제가 다닌 한국외대에서도 한국외대 학생과 이문동 주민도 포함했거든요. 

대학 내에서 아웃팅 문제 같은 것을 걱정하기 시작하면 애초에 만들기도 힘들겠죠. 그래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할 경우에는 굳이 모임에 나오지 않아도 게시글을 올리기도 하면서 정모를 하고, 사람들을 모으면 좋죠. 오프라인에서만 모임을 만들면 관리하기 어렵잖아요.


재경 : 전퀴모 글 중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글이 라잇온미에 관한 글이었어요.


캔디 : 광주에서 퀴어 모임을 만들겠다고 하신 분들이 있었는데 이후로는 소식이 안 들리더라고요. 옛날에 (광주에 살 때) 온라인 카페를 만든 적이 있는데, 딱 게이 한명만 만났어요. 둘만 있으니 어색하잖아요. 인사하고 나서 할 말이 없더라고요. 그후로 한번도 안 만났다가, 나중에 인문대 독서실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서로 아는 척 안했어요. 


이벼 : 성비가 궁금했는데 라잇온미는 어떻게 돼요?


진리 : 원래 거의 반반이었는데 지금은 남자가 조금 더? 70% 정도로 더 많은 것 같아요.


Tei : 성비가 비슷해도 노는 문화는 게이위주였던 것 같아요.


진리 : 성적 지향은 처음 가입 할 때 운영진에만 이야기해요. 바이섹슈얼들은 잘 이야기 하지 않아요. 싫어하는 경우가 있어서.


Tei : 워낙 지역사회가 좁아서.


재경 : 그게 지역사회가 좁기 때문인지 아니면 좁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


캔디 : 둘 다죠.


재경 : 진리님은 여기 아는 사람도 없고 고향도 여기가 아니고 하니까 편한 것 같기도 해요. 저나 (캔디)언니는 고향이 초중고, 대학교까지 광주니까 행동이 제한돼. 


진리 : 그렇죠.


Tei : 그럼 마로씨도 광주세요? 고향이?


마로 : 네.


어나더 : 동아리 회원들끼리는 친한 분들이 많이 생겼나요?


진리 : 전대 근처에 사는 사람도 사는 곳이 미묘하게 다르고, 광주라고 해도 넓으니까요, 가까운 사람들끼리 친해요. 자주 볼 수 있으니까.


재경 : (전남대는) 학교가 넓어서 상대(경영대) 사람들은 공대 사람들이랑 잘 안 만나요.


진리 : 정기총회는 학기마다 한번인데, 긴급한 사안이 생기면 회원들의 동의 하에 한 달에 한 번씩도 가지고 해요.


어나더 : 그럼 진리씨는 도움을 요청해서 들어오신 거죠?


진리 : 1학년 때는 라잇온미가 없었어요. 나중에 복학해도 없으면 (동아리를)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라잇온미가 만들어진거죠. 어떻게 가입해야 할지 모르고 있는데, 우연히 인문대 쪽에 있는 화장실에서 스티커를 발견하고 가입하게 되었어요.


재경 : 아, 맞다. 가입하게 된 경로를 이야기해야 되는구나.


어나더 : 그럼 마로님부터.


마로 : 저도 화장실에서 붙여있는 거 보고 가입했어요.


재경 : 이게 좋구나. 우리도 합시다.


Tei : 어디 화장실에 붙이게. 전국 지역 역마다 붙여야 겠어.


이벼 : 마로님은 신입생 때부터 들어오신 거예요?


마로 : 저는 작년 가을에 들어왔어왔어요. 라잇온미 스티커는 공대 여자 화장실에서 봤어요.


Tei : 아직도 붙어있어요? 우리 그거 찍어가자.


마로 : 청소하시는 분들이 다 뜯어 가셔 가지고.


진리 : 그래서 추진하는게 총여학생회랑 공식적으로 허가를 받는 것을 생각하고 있어요.


어나더 : 플랜카드 같은 건 붙일 생각은 있어요?


진리 : 이번에 서울대학교 김보미 총학생회장의 당선 축하 플랜카드를 붙이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흐지부지 되었어요.


재경 : 플랜카드를 걸고 한 시간 뒤가 정말 즐거울 거 같아.


어나더 : 하이퀴어도 플랜카드를 거니까 시간표를 알려주는 어플의 자유게시판에 ‘그런 플랜카드가 붙어있다더라. 너네는 어떻게 생각하냐?’ 하는 등 소란스러웠어요. 공론화도 되고.


이벼 : 그 플랜카드 반응이 어땠어요?


어나더 : 반반이죠. 개논리도 있고. 저희도 단톡방이 있는데 익명으로 지원도 하고, 막 하이퀴어 사랑한다고 적고.


재경 : 이벼님은 어떻게 행성인에 가입하게 되셨어요?


이벼 : 저는 지금의 애인을 사귀면서, 재경언니를 만났는데, 대뜸 “야. 이거 써!” 해서 행성인 가입하게 되었고요. 이대 변날 파티 때 가입 했어요. 그 다음에 재경언니와 다른 한 분과 셋이서 전퀴모를 만들게 되었죠. 지역 커뮤니티 방문하면 재밌겠다. 이거 하면 성공이야!라고 들떠 있었죠. 저도 ‘어, 재밌겠다. 괜찮은 발상이에요. 저는 디자인만 할 줄 아니까 디자인 맡을게요.’ 해서 들어오게 되었어요.


재경 : 당시 행성인이 동성애자인권연대이던 시절, <종로의 기적> 모임에서 가입하게 됐어요. 술을 마시다보니 유결님께 영업을 당하게 되었지요. 활동한지는 4년 정도 된 것 같아요.전퀴모를 만들게 된 계기는 예전에 사귀던 분 때문이었어요. 그분의 친구들이 광주 사람들이었거든요. 어쩌다가 함께 만나게 되었는데 서울에서 쓰는 말을 하나도 모르는 거예요.


캔디 : 너도 몰랐잖아.(웃음) 광주는 재경이 오라고 했어요.저는 오랫동안 활동을 해 왔습니다. 활동가 중에서는 광주에서 온 사람을 너무 찾기 힘들어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서울로 대학 다니러 온 사람들만 있고요. 분명히, 대학 졸업하고 서울로 취직한 사람이 백만명일텐데 왜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가에 대해 궁금해 하다가 재경을 만났어요.

그런데 재경을 만나고 난 뒤부터 하나 둘 씩, 광주 출신의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 한거에요. 재경한테 전남대 OB모임을 만들자고 했다가 거절 당했어요.


재경 : 되게 오고 싶어 하셨잖아요. 라잇온미가 만들어지고 나서 엄청나게 관심이 많으셨거든요.


캔디 : 저는 광주가 전국에서 가장 보수적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우리나라에서 보수 기독교 비율이 제일 높은 게 전남이고 그 다음이 광주에요. 사람들도 보수적이고. 그래서 동아리가 생기는 것 자체도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옛날에는 레즈비언만 들어가는 사이트에 전남대의 누구를 찾습니다, 라는 글이 올라오면 바로 지워달라고 말하고 그랬어요. 광주에서 누군가를 만나더라도 학교 근처에서는 만날 수도 없었고요. 광주에서는 2014년에도 성소수자 동아리는 생길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겼잖아요. 그래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도움도 되고 싶었고요. 


Tei : 자금은 어떻게 모아요?


진리 : 회비를 걷어요.


재경 : 어나더님은 어떻게 행성인 들어오게 되셨어요?


어나더 : 고3 여름방학 때부터 퀴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었어요. 공부만 해야 하니까 오프라인 모임을 하지 못했고요. 재수를 마치고 오프라인 모임 중에서 고른 것이 행성인이었죠. 그리고 학교에서 하이 퀴어에 들어가게 되었고요. 

맨 처음 들어간 곳이 웹진팀이었어요. 몇 달 활동을 하다가 성소수자부모모임에 참여하게 되었고, 대화록 만드는 걸 도와주게 되었지요. 어쩌다보니 성소수자부모모임 코디네이터가 되었고요. 재경님의 영업에 넘어가서 전퀴모를 하게 되었고. 


Tei : 저는 2001년인가 2002년에 동성애자인권연대 당시 대학 동성애자 인권캠프에 참여해서 알게 되었어요. 대학교에서도 학생회 운동도 하고 성소수자 운동에도 관심을 가지고 그랬어요. 전퀴모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LGBT인권포럼에서였어요. 주제가 뭔지 모르겠는데 지방에서 30대로 성소수자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서 의견 표출을 한 적이 있어요. 지방에는 30대가 어느 순간 슬그머니 사라져요. 

그러다가 올해 아이다호에 참여하고 회원이 동성결혼식을 하게 되어서 서울을 가게 되었어요.  지방에서 기독교 세력이 성소수자들을 공격한다는 것만 들었지 직접 마주치니까 ‘지금까지 뭘 하고 있었지? 같이 힘을 보태고 모아야줬어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에서 남웅 운영위원장이 재가입을 종용하고, 재경이 대전 행성인 단체 카톡방에 초대를 하고…. 그게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지역에서 누군가가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운영하면 우리가 가진 고민들이 조금은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래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2015년 아이다호에서 흩날린 깃발. 아름답다


마루 : 저는 작년 4월에 가입했어요. 재작년 12월에 트위터를 하다가 행성인 회원을 만났는데, 오랜만에 트위터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니까 너무 기뻐서 만납시다 하고 만났죠. 종로에서 몇 시간 동안 이야기하며 반가워하고, 뭐 하시냐고 여쭤봤더니 대학교 다니고 있고 상담 공부하고 있고, 행성인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 당시에는 ‘어, 그러셨구나~’하고 헤어졌어요. 근데 그 이후로 자꾸 뭐가 떠오르는 거야. 웹진도 찾아보고 그랬어요. 부채감도 있었고.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이 몇십년 간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잖아요. 그게 다 활동가들의 덕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나도 기여하면 좋겠다 해서 3월 달에 신입회원 모임을 갔다가 사람도 좋고 그렇게 나오기 시작했고 그 해의 회원상을 받았어요.


재경 : 최고의 회원이 되었죠.(웃음) 전퀴모는 어떻게 들어왔어요?


마루 : 저번 달에 제주도를 갔는데, 제주도에서도 행성인 회원들이 있거든요. 거기서 재경이 ‘들어오지 않겠냐’고, 거절도 못해서 끌려왔네요.


모모 : 저는 모모라고 불러주시면 되요. 라잇온미 여대표입니다. 아직까지는 벽장 바이입니다.


Tei : 벽장바이는 뭐예요?


모모 : 저는 바이긴 한테 커뮤니티 활동은 안하고 동아리 활동만 하고 있어요. 


재경 : 커밍아웃은 아무한테도 안한 거예요?


모모 : 친구들 한두명에게 이야기는 했는데 많이는 못했어요.


재경 : 아, 그것도 이야기해보면 좋겠다. 커밍아웃은 누구한테 했는지 궁금해요. 여기에서 가족이 아시는 분 있어요?


마루 : 저는 동생만 눈치 챈 것 같아요. 


어나더 : 저는 다른 사람은 모르는데 부모님만 아세요.(웃음) 부모님이 제 아이팟 터치를 다 뒤지셔가지고 원치 않는 아웃팅이 되었어요. 부모님이 제가 공부하면서 전자기기 쓰는 걸 싫어하셔서 음악 듣고 하는 용도로 썼는데 잘 때 안 숨겨놓고 그냥 잠든 거예요. 그걸 보시고 난리가 나셨죠. 그리고, 친한 레즈비언 커플과의 단톡방 메세지를 보시고는 난리가 나셨죠. 과거에 게이 관련 영상이 걸린 적도 있었고요. 블로그 운영하는 것도 알게 되셨죠. 

아직도 부모님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몰라서 부모모임에 나간 것도 있어요. 제가 걸리고 나서 1년 넘게 엄청 싸웠고 지금은 저 혼자 살거든요. 집에 있을 때는 외박도 못하고 그랬죠.


캔디 : 저는 동생이 알아요. 부모님은 제가 일하는 단체를 알고 계세요. 대학원으로 여성학을 전공했고, 성소수자 단체에서 일을 하고 제가 주로 하는 일이 트랜스젠더 관련된 일이니까 부모님은 생각하기에는 불쌍한 트랜스젠더를 도와주는 훌륭한 헤테로 정도로(웃음) 알고 계세요. 그런데 이게 일이니까 되게 안 좋은 게, 부모님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 거예요. 

전에 텔레비전에서 김조광수를 봤는데, 아니면 밥 먹으러 갔는데 커플이 있었다는 둥의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나는 엄마랑 그런 이야기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 

동생은 모든 걸 다 알아요. 제 애인도 알고 애인이 뭐하는지도 알고 내 애인이 어디 사는지도 알고, 엄마도 애인은 알지만 좋은 친구로만 알고 있고, 그렇습니다.


나도 길거리에서 애인이랑 키스하고 싶지만, 할 애인이 없다 -2015년 아이다호


이벼 : 저도 동생이 알고. 동생이랑 엄청 친해서 이야기할까 말까 하다가 수능 끝나자마자 이야기 했어요. 캔디님처럼 부모님은 제 애인을 좋은 과 선배로 알고 있고 그렇게 되었어요.


Tei : 동생한테 커밍아웃 할 때, 일반인들의 인식이 얼마나 없는지를 알게 되었어요. 저는 동생한테 사실 남자 좋아해 했더니 ‘수술은 하지마’라고 말했어요.


재경 : 되게 헷갈려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캔디 : 전형적인 경험이 있어요. 저는 바이고 예전에 남자친구한테 좋아하는 여성이 있다고 했는데 그분이 ‘난 동성애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너는 아니야.’ 이랬어요. 


재경 : 마로님은 커밍아웃 하신 적 있어요?


마로 : 친한 친구랑 사촌 한테 말했어요.


진리 : 저는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먼저 저한테 커밍아웃하고 그랬어요. 집에서는 그게 뭔지 모르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게이라는 게 뭔지도 모르시고, 남성과 여성과 중성이 있다고 생각하시고. 중성이라고 표현을 하세요.


어나더 : 저는 부모님께 커밍아웃을 하고 집을 나온 뒤로는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게 더 어려워졌어요. 유리벽장이라고 하죠. 활동은 거리낌 없이 하는데요. 굳이 말할 필욘 못 느끼겠어요. 


캔디 : 사실 그래서 저는 커밍아웃을 부모님에게 꼭 해야한다, 그게 자긍심이다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는 당장 이야기할 생각 없어요. 부모님과 사이도 좋고,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시니까요. 처음에는 트랜스젠더가 이상하다고 하시던 분들이 제가 일을 하고 있으니까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데 커밍아웃해서 충격주는게 좋은 일은 아닌것 같아요. 


어나더 : 말씀하신대로 커밍아웃을 하는 정도가 자긍심을 얻는 척도랑 일치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어머니는 그랬거든요. ‘너가 너 자신을 부끄러워 하니까 숨기고 다니는 거 아니냐.’ 그런 게 아닌데 말이죠.


재경 : 커밍아웃 자체가 자긍심의 척도가 아니고, 얼굴을 드러내고 활동하는 게 지표가 아니잖아요. 근데 그런 것 때문에 꺼려지는 게 많이 있더라고요. 저는 가을에 전남대 축제 때 잠깐 있었을 때 들은 충격적인 말이 축제인데 동아리 사람들끼리 안 논다는 거예요. 연고가 없는 사람끼리 같이 술을 마시면 사람들이 어떻게 아는 사이냐고 물어볼 때 뭐라고 말하냐고 하는 것이 충격이었어요. 우리가 같이 모이는 이유가 힘을 키우려는 거잖아요. 그런데 안에서 자기들끼리 자신들을 너무 싫어하는 느낌이 느껴졌거든요.


Tei : 그건 지역문제일 수도 있어요.


재경 : 그게 지역 문제인건지 자기 부정인지 잘 모르겠어서.


Tei : 케이스 바이 케이스일 것 같긴 한데, 서울은 워낙 넓고 다양한 지역에서 오기 때문에  서울은 좀 덜한데, 지역 기반의 대학교는 고등학교라던가 그런데서 같이 대학교에 가는 경우도 생기잖아요. 모르는 사람이랑 같이 있으면 ‘저 사람 너 어떻게 알아?’하고 물어볼 수 있는거죠.


캔디 :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다른 방도를 만들어야 하나? 평생 그렇게 할 순 없으니..


Tei : 꼭 학교 안에서 만날 필요는 없으니 아예 나가서 놀면 되잖아요.


재경 : 요즘에 티 나는 것에 대한 혐오가 심하잖아요. 대부분 사람들이 이쪽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 만나려고 하지 않고 그냥 일반인 같은 사람들 찾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왜 안 만나려고 하냐면 혼자 있을 땐 티가 나지 않지만 한 명 이상일 때는 티가 나지 않냐고.


어나더 : 그럼 동아리 내에서는 어떠세요? 티부나 끼순이들에 대한.


캔디 : 이것도 지역 영향이 있을거라 생각해요. 전에 재경이 광주 돌아다니는데 머리 짧은 애 한명도 못 봤다고. 저도 광주에서 티부를 본 적이 있나 생각해보면 손에 꼽거든요. 학교를 벗어나거나 더 이상 연고가 없을 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지, 안 그러면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재경 : 근데 나는 궁금했던게 왜 자유롭게 표출을 못하는 걸까, 그게 궁금한 거예요.


마로 : 저 같은 경우도 원래 숏컷이었는데, 제일 짜증나는 게 주변 나이 좀 있는 남자 선배님들이 자꾸 왜 머리 안 기르냐고 물어보고 그러더라고요. 


재경 : 그 소리가 듣기 싫어서 머리를 기르는 거예요?


마로 : 그래서 기르고 있기도 해요.


캔디 : 광주에서 사자머리에다 귀걸이 7개를 하고, 옷을 되게 파진 옷을 입고 1, 2학기를 다녔었는데, 선배들이 진짜 뭐라고 많이 그랬어요. ‘조신하게 입고 다녀라.’ 그런 식의 이야기를 진짜 많이 했고. 그래서 조신한 스타일로 옷이 바뀌니 매우 칭찬을 하며, ‘네가 사람이 되었다!(웃음)’ 하더라고요. 지방은 정말 어떤 규범에 어긋난 것에 간섭하는 게 되게 더 심한 것 같아요. 


Tei : 우리 동아리 친구들이 나랑 다니기는 불편했을 거예요. 저는 학생회 사람들 일부에는 커밍아웃을 한 상태여서 같이 다니면 학생회 사람들이 보면 유심히 보기도 하고.. 


재경 : 한신대에서 그랬잖아요. 성소수자 회장이 공개적으로 커밍아웃을 했거든요. 그후로 게이들이 걔랑 같이 안다니려고 한대요. 자기도 의심받을까봐.


어나더 : 우리 동아리는 신입 인터뷰를 하는데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 다 같이 모이면 티 안나냐고. 함께 지내다보면 생각보다 사람들은 남에게 신경을 잘 안 쓴다고 해요. 본인이 신경을 쓸 뿐이지 조금만 지나면 괜찮다고 이야기하거든요. 혹시 라잇온미에서도 그런 이야기 하는지.


진리 : 처음에는 그런 티가 날 거라는 걱정을 하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있어요.


Tei : 보통 처음 나올 때는 나오는 것 자체가 두려운 거잖아요. 큰 용기를 내는 거잖아요.


재경 : 제일 내가 놀랬고 이해가 안 갔던건, 티부랑 끼순이가 벽장이었던 거. 티 난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알고 보면 제일 티가 많이 나요.(웃음) 그래서 늘 얘기해주고 싶었어요. ‘너가 제일 티가 많이 나!’ 저게 자기혐오인가? 혹시 처음 여기 나왔을 때 겁났어요?


모모 : 저는 겁났어요. 저희 가족은 독실한 기독교인이에요. 그래서 말도 못하고 답답해 미치겠는데 커뮤니티 활동은 못하겠는 거예요, 인증하고 그래야 해서. 그러다 사회대 엘리베이터에서 동아리 스티커를 보고 문자를 보냈어요. 처음에는 라잇온미가 기독교 단체에서 만든 가짜 단체인 줄 알고 의심했어요. 학교가 보수적이잖아요. 그래서 의심했죠. 처음 라잇온미 가입할 때 면접을 보잖아요. 그런데 딱 그냥 단아한 언니가 오는 거예요. 이쪽이라는 것에 대한 편견이 있다보니 의심이 되었죠. 긴장하고 있는데 간단하게 물어보는 거예요. 질문 첫 번째는 지향성이 어떻게 되냐, 이쪽은 어떻게 왔냐, 커뮤니티 활동 해 본 적 있느냐, 그리고 간단한 용어에 대한 질문. 


재경 : 같은 질문이었나요? 


마로 : 저는 워낙 초기에 들어가서 질문이 거의 없었어요.


재경 : 아 지금 더 복잡해요 질문이?


진리 : 확인절차인 뿐이에요. (들어오려는 사람이)정말 이상한지 아닌지 확인해야 하는 거니까.


모모 : 저는 인권활동 이런 거로 기독교 연합이랑 싸워야 하는 줄 알고 마음 단단히 먹었는데 그냥 술 먹고 노는 거라 의외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희 학교 내에서도 교수님들이 갈리더라고요. 스티커를 교수님들도 보시니까요. 훼손하지 말라는 교수님도 있고 라잇온미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교수님이 있고. 


이벼 : 아, 그 (스티커에 대한 교수님들의) 반응은 어떻게 알았어요?


모모 : 수업시간에 언급을 하시더라고요.


진리 : 저도 들었어요. 교수님이 화장실 갔는데 누가 스티커 위에 낙서를 해놓는다던가 그런걸 보고 자기는 그런 거 훼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어나더 : 이왕 말 나온 김에, 동아리 밖에 일반 친구들의 시선은 어때요? 이슈화가 되었나요? 커밍아웃 하지 않은 친구들 중에서, 동아리에 대해 들어봤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진리 : ‘너 그런데 들어간 거 아니야?’하는 친구 있었어요. ‘들어가면 어쩔 건데?’라고 했죠.


재경 : 만약에,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고 성소수자 동아리가 있었어도 들어갈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진리 : 들어갔을 것 같아요.


재경 : 학교가 집 근처여도?


캔디 : 들어 간다시잖아!(웃음)


어나더 : 진리님은 집이 광주였어도 라잇온미에 들어오셨을까요?


진리 : 들어가긴 했을 거 같은데, 그런 경우라면 지금보다는 조심하기는 했을 것 같아요.


Tei : 그런 게 있어요. 서울 같은 경우는 같은 반 친구의 부모님들이 서로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울산 같은 경우는 현대자동차가 있으니까 부모님들끼리 거의 다 알고 대전도 철도청이 있고 하니까. 그런데 서울은 그런 게 아니잖아요.


캔디 : 지방은 아파트라고 해도 거의 다 알아요. 부모님들의 교회 같은 커뮤니티도 있고. 서울에서 광주에서 고등학교 졸업한 애를 만났는데, 사촌의 직속 후배야.


모모 : 서울 큐브 모임을 한 번 갔었어요, 연말에. 신나게 놀자고 갔는데 ‘저희 전대에서 왔어요.’ 하니까 ‘네? 어디요? 거기서 여기까지 왔어요?’ 시작해서 이것저것 다 물어보는 거예요. 저희도 그나마 지역 거점 대학이고 나름 좋은 대학이라고 생각했는데 거기 가면 정말 쪼그라드는 거예요. 나는 되게 촌스럽게 느껴지고 거기 언니들은 다 예쁜데, 되게 쪼들리는 느낌인 거예요. 그래서 동아리 소개도 하고 이런저런 활동하고 있다고 그러면 ‘아, 정말 귀여운 동아리구나~’ 하면서 ‘아,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도 들고. 행사도 다 서울 중심이고.


재경 : 서울에 모이기가 쉬워서 서울 위주인 것도 문제에요. 다른 지방 동아리한테는 굉장히 부담이 되죠. 차비, 식사비, 숙박비, 누가 다 내는데. 


어나더 : 그러면 커뮤니티 활동 하시면서 광주라서 좋다고 생각하시는 것 있어요?


모모 : 동아리 활동 하게 되면서 이쪽 사람들이 뭉쳐있으면 되게 따뜻하다고 느꼈어요.


캔디 : 우리밖에 없으니까.


재경 : 부심 있는 거 아니야? 우린 동아리가 있다는 부심?


모모 : 그런가?(웃음)


캔디 : 모 과를 중심으로 해서 모인 애들이 몇 명 있다고 들었어요. 광주교대에. 학교 모임은 아니고요.


어나더 : 보통 동아리 사람들이 술 모임이나 식사모임 할 때 무슨 이야기를 해요? 과도 안 밝힌다고 하셨으니까 학교 이야기도 잘 못하실 것 같고.


진리 : 근데 그런 애 있어요. 술 취해서 자기 과를 먼저 밝히고 무슨 과냐고 물어보는 경우도 있었어요.


어: 그게 아예 룰로 정해진 거예요, 말하지 말자고?


진리 : 최근에 룰로 정해졌어요. 


재경 : 어플 홍보로 알고 온 사람들 많아요?


진리 : 네, 많아요. 저는 어플로 동아리 가입 받고 있거든요.


어나더 : 가끔씩 어플로 전국 여행 하다보면 지방 학교 계정이 가끔씩 보여요.


어나더 : 그럼 마지막 질문을 할게요. 앞으로 동아리가 지향하는 것, 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사업 그런 게 있는지?


진리 : 동아리 추진 이런 건 대표가 다 하고 저는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이에요.


재경 : 이번 모임에 대해서도 일정에 대해서 굉장히 정확하고 확실하게 말을 잘 해주시는 편이었어요.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진리 : 사람 모으는 게 많이 힘들어요.


어나더 : 만약 온라인으로 효과가 없다고 그러면 그냥 학교 안에 있지만 알음알음 아는 외부인들에게 권유해 본 적 있어요? 동아리 밖의 사람들을. 


진리 : 초창기에 인터넷으로 사람을 모을 때가 있어요. 그래서 만나보면 전남대 사람이고 해서 권유할 때도 있지만, 각자만의 사정이 있어서 못 들어오는 것 같더라고요. 휴학 중이거나 고민을 하고 있거나.


모모 : 아웃팅 문제를 걱정해서 안 오는 사람도 많아요. 동아리 소속이라는 것 자체가 아웃팅이 될 수도 있다니까.


어나더 : 그럼 새로 생각중인 신입 모집 방법은 있으세요?


진리 : 일단 이번 학기 때 스티커를 새로 제작해서 부착 했으니까요. 총여학생회랑 이야기한 게 잘 되었으면 좋겠고요. 내년에도 포스터랑 스티커 계속 붙이는 걸 계속 하려고요.


Tei : 붙일 때 부르세요. 


재경 : 그러네, 우리가 붙이죠.


어나더 : 모모님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계세요?


모모 : 라잇온미가 공식 동아리로 인준 받는건데 갈 길이 멀죠. 


어나더 : 동아리 내부의 동의도 필요하죠.


모모 : 그것도 그렇지만 인준을 받으려면 절차가 필요해요. 동아리 내부의 동의도 있지만, 동아리 회원 명단도 그렇고. 


어나더 : 자 그럼, 전퀴모의 앞길은?


재경 : 전퀴모는... 할 일이 많죠. 더 열심히 해야죠! 이상! 



암요! 전퀴모는 할일이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