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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에서 앨라이까지-1

전국퀴어모여라 2019. 6. 25. 10:50

한남에서

-1

 

조신(광주여성민우회/전국퀴어모여라)

이렇게나 다양한 사람들이 많다!! 

 

 

 

조신을 처음 만난 곳은 광주혐오문화대응네트워크(이하 혐대넷)의 회의 자리였었다. 음악에 대한 얘기를 하면 신나서 떠들다가도 회의를 하면 한껏 조신해지는 조신이었다.

혐대넷에 소속된 성소수자들이 던지는 질문, 그러니가 부모님이 이성애자이신건 아느냐라던가 언제부터 이성애자라고 생각했냐라는 질문을 능숙하게 받아치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재밌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말하며, 전퀴모의 성소수자로서 모임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흥미가 생겼다. 그래서 한번 만나 보았다.

 

# 한남으로 성장

태어난 곳은 어디에요?

- 순천에서 태어나서 나주로 이사를 갔어요. 중학교때부터 광주로 통학을 했어요.

 

너무 멀지 않아요? 나주에도 중고등학교가 있잖아요.

- 나주에서는 창평이나 장성고로 진학을 해요. 저도 그럴 줄 알았어요. 누나들은 나주고를 졸업했거든요. 근데 저는 아들이잖아요. 그래서 저 혼자 광주로 전학을 왔죠. 남자니깐요. 남중에 남고를 다녔어요.

 

그러면 남자들 특유의 분위기를 잘 알겠네요.

- 저도 그런 분위기에 잘 적응하는 사람 중의 한 명이었어요. 원래는 여자들 사이에서(엄마와 누나) 자라서 스킨쉽도 자연스럽게 하는 편이었는데 중 1때 저의 성격이 잘못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래서 그 무리 안에서 생존 하려고 일부러 마초처럼 살았어요. 남자들만 있는 사회에서는 선생님 조차도 우리에게 성적인 농담을 해요. 남자의 성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모든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고 자기들 끼리 키득거리고 말이에요. 그 무리에 끼려고 열심히 노력했죠. 대학교때까지는 전형적인 한남이었죠.

 

저런, 힘들지는 않았어요?

- 제가 원래 적응을 잘 해요. (웃음) 저는 조용한 성격이 아니니깐요. 그 무리에 끼려면 분위기를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 연애를 할 때 힘들었겠는데요? 한남이라니 너무 싫잖아요~!

- 네 맞아요. 대학교 1학년때까지 연애를 해본 적도 없는데 이미 머릿속에는 여자들은 데이트 비용도 안내고, 수동적인 존재라고 생각했어요.

남자들의 이런 느낌 있잖아요. 페라리를 탄 남자는 동경하면서 조수석에 탄 여자는 김치녀라고 비난하는. 왜냐면 우리 모두가 페라리를 몰고 다닐 수는 없거든요. 비난의 대상이 손쉬운 여성에게 흘러 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여성과 연애를 하고 싶지만, 그 여성이 나의 남성성을 확인하고 돋보여주는 도구로 활용하려고 했죠. 그러니까 여성과 연애를 하고 싶으면서 여성을 비난하는 양가적의 감정을 가지게 되는 거죠. 정말 이중적이죠?

 

내용과 상관없지만 멋있어서 넣어 보았다 

#양성평등???

지금으로서는 상상을 할 수가 없는데! 전형적인 한남에서 페미니스트가 된 이유가 있어요?

- SNS 때문이었어요. 그 당시가 한창 메갈리아, 미러링 같은 이야기가 처음 나오던 때였거든요. 저도 그런 사람 중의 하나였죠. 한남이었으니깐요. 어떤 사람이 미러링과 관련된 글을 올렸었는데, 한 사람이 저런 남자들 씹치남그 표현을 봤어요. 대댓글을 달았죠. “남자들 다 그런 것도 아닌데 왜 일반화 해서 욕하냐고그랬더니 이런 글이 달렸어요. “아 그러면 지금까지 김여사, 된장녀, 김치녀 수많은 여성을 일반화 시키는 말을 봤을 때도 지금처럼 일반화 하지 말라고 말했겠죠그 말에 당연하죠라고 말했죠. 남자든 여자든 어떤 성별을 일반화 시켜서 혐오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나는 왜 남성에 의한 여성비하는 그럴 수 있다고, 동감 했으면서 반대의 경우에는 분노가 나오는가에 고민을 했어요.

 

그래서 결론은?

- 신기하게도 이퀄리즘.(부끄러워한다) 어릴 때부터 페미니즘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들어서 나는 성평등주의자라고 위안을 받으려고 했어요. “나는 성평등주의자지만 페미니스트는 아니다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양성평등? 이퀄리즘?? 

이퀄리즘이 되던가요?

- 아니죠. 공부를 하다 보니, 상황을 중립적으로 보려고 해도 허락이 안되더라고요. 여자보고 운전못한다고 하는데 교통사고 가해자의 80프로가 남자더라고요. 현실을 찾아볼수록 평등할 수 없었어요. 이렇게 중립을 지키려고 찾아보고 파볼 수록 자료와 팩트는 여성주의 쪽에 손을 들어주더라고요.

 

- 한남에서 엘라이까지-2를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