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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일상의 자긍심을 위한 포괄적차별금지법 제정, 함께 해요

전국퀴어모여라 2022. 4. 20. 08:52

재경(전국퀴어모여라)

오랜만에 만난 전퀴모

지금은 언제 그랬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예전에 우리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끼지 않고 사람들과 만나서 어울려 편히 만났습니다. 맞은편, 그리고 옆에 앉은 사람이 백신을 맞았는지 걱정하지 않고도 서로의 얼굴을 보면서 마음껏 침을튀기며 깔깔거리며 놀았습니다.

하나둘씩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서는 그런 일은 사라졌죠. 전퀴모는 사회적 지침에 따라 모임을 하는 대신, 모임 자체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우리끼리 방역 지침을 잘 지키면 되지 않냐는 생각이었지만, 소수자가 안전하게 모일수 있는 곳이라는 이유로 전염병에는 더욱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곳의 요청이 있지 않는 한 개별적으로 모임을 진행하지 않았어요.

모임 참여자분과 함께 꾸민 현수막


지난 4월 16일에 만나며, 얼마만인가를 세어 보니 2년 만이었습니다. 2020년 봄에 공원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책모임을 했던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팬데믹을 어떻게 지났는지, 최근 이야기를 나누고,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무엇이 좋을지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최근 어떤 정치인이 싫다고 욕을 하다가 서로가 말하는 정치인이 동일인물임을 깨닫고는 한참을 웃었습니다.

혼자 있는 것은 더할나위없이 좋은 일이고, 집 안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나만을 위한 요리를 하고, 내가 좋아하는 반려동물과 함께 있는 것은 너무 좋은 일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라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 말이죠. 그 만남에 있어서 전퀴모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안전한 공간이면 좋겠어요. 사람에게 치여도 사람에게 위로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그런 곳이 전퀴모면 좋겠어요.

이번에 오랜만의 모임을 기획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장소였습니다. 마침 곧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기도 했고, 세월호 8주기이기도 한데, 계단이 있는 곳에서 모임을 진행할 수는 없었으니깐요. 너무너무 마음에 드는 장소가 있었고, 그 공간이 너무 탐났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는 3층에 있어서 장소를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전퀴모는 모임의 ‘기본’에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서 모임을 진행하려고 해요. 1층의, 휠체어가 접근이 가능한, 그리고 장애인 화장실이 있는. 이 모든 걸 갖춘 저렴한 공간은 별로 없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마련해보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이든지 편하게 전퀴모를 오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내가 누구이든지 전퀴모와 함께면 환대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포괄적차별금지법 제정! (사진ⓒ이뮤)


그런 의미에서 전국 어디에서든 모두가 환대를 받을 수 있는 장치로 포괄적차별금지법이 빨리 제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올 한해, 전퀴모는 성소수자를 비롯한 모든 소수자들이 행복하고 자긍심 넘치는 일상을 살 수 있도록 열심히 포괄적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을 쏟고,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모두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