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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퀴어 모여라
[전퀴모 5주년 자축자축!]그날의 두근거림을 잊지 말아요, 우리 본문
그날의 두근거림을
잊지 말아요,
우리
시경(전국퀴어모여라)
2016년 대전에서 진행한 <대전산책> 웹자보. 그날 참 두근두근 했다
요즘은 이런 생각을 자주 합니다. ‘두근거리던 날이 언제였더라.’
다행히도 몇 가지 기억들이 떠오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고 처음으로 거리를 걸었던 날, 나의 반려동물과 처음 만났던 날,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던 주간, 그리고 ‘대전산책’이 있습니다.
행정의 도시답게 참으로 갑갑하고 답답한 도시, 무사태평함이 오래 지속되면 세상은 변화를 잃어버립니다. 두려워하고, 꺼리게 되죠. 차분함과 평화로움으로 위장한 도시는 생각보다 많은 차별과 규제와 고정관념 속에 잠겨 있었습니다. 우리도 그랬죠. 그 고정관념 속에 숨죽이고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이 도시는 평화롭지 않았습니다. 혼자였으니까요.
회사에서 일을 할 때는 지속가능성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늘만 살기도 벅찬 사람들에게 지속가능성은 다음 문제입니다. 일단 지금 당장, 내일의 기약이 있고 없고를 따져 묻기에 우리는 시급했고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만난 자리에서, 어설프지만 최선을 다해 인사를 나누고 나서, ‘대전산책’이 어땠는지를 묻는 소심한 질문에 누군가 ‘숨통트임’이라고 적어두고 갔습니다.
‘우리’의 범위가 넓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참아왔던 숨을 길게 뱉어내고 싶었거든요.
대전은 그런 곳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해 대전으로 옵니다. 누군가는 직장 때문에 오기도 하고요. 대학을 졸업하면 이 도시를 떠나는 사람들이 훨씬 많습니다. 이 도시에 있는 직장들은 보통 발령을 내서 사람을 이 부서 저 부서 돌아다니게 합니다. 오늘 대전에 있지만 내일 다른 도시로 갈 수도 있습니다. 노마드들의 도시, 대전은 그런 곳입니다.
그러므로, 이 도시의 길 위에서 만난 타인이 ‘우리’가 되는 것은 더더욱 귀한 인연입니다. 금세 또 헤어지더라도 그 날 만나서 ‘우리’가 되어버린 우리들은, 각자의 인생에 타투같은 점을 새겼습니다.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든 잊지 못할 시간이었습니다.
‘대전산책’, 귀엽고 어설픈 우리, 대전지부를 모이게 한 그 발화점은 바로 전퀴모였습니다. 금방 떠날 줄 알았던 이 곳에서 저는 어느 새 여섯 번째 봄을 맞네요. (히키코마리, 여전히 마음 속에 잘 자라고 있어요.) 5주년을 맞이한 전퀴모에게 그리고 그 날의 ‘우리’ 모두에게 축하와 사랑을 보냅니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 간 그대들도 여전히 ‘우리’입니다. 어디서 어떻게 지내든 그 날의 두근거림을 잊지 말아요, 우리.
대전에서, 시경. 2019.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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