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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의 단비 <제로의 예술> 워크숍 <퀴어-되기>

전국퀴어모여라 2020. 12. 24. 09:33

이 시국의 단비 

<제로의 예술> 워크숍 

<퀴어-되기> 

 

현(전국퀴어모여라)

 

올해는 참 모두에게 힘들었던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특히 토크를 좋아하는 저에겐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시국에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지 못한다는 현실은 지친 일상의 반환점이 없는 것처럼 느껴져 더욱 힘이 빠졌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에게 단비와 같은 소식이 하나 전해졌었는데요, 바로 전퀴모에서 제안 받은 ‘제로의 예술 기획’에 참여할 수 있는 값진 기회였습니다. 저는 2년 가까이 전퀴모에 참여자 입장으로 함께 했었는데요,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참여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 아픔을 나누는 기쁨을 알게되었습니다. 이런 시국에 저와 같은 토크결핍증(?)에 걸린 사람들에게 제가 느낀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어 망설임 없이 워크숍 기획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워크숍 기획은 마음같이 술술 풀리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불규칙적인 확진자 수로 인해 시간을 확정짓기 어려웠고 애초에 대면 워크숍 진행 여부 역시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뭐니뭐니해도 역시 장소섭외가 가장 어려웠던 코스였던 것 같습니다.

처음 시도해 보았던 문자통역 (사진:홍보의 저작권:제로의예술)

저는 이번 기획 과정에서 주로 장소 섭외와 프로젝트의 세부사항을 맡았는데요, 우리 전퀴모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차별 없는 모임’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 만한 장소를 섭외해야 했습니다. 그 결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소년의 서’를 워크샵 장소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선정과정에서는 고민을 많이 했지만 한편으로 ‘아.. 나는 장소 하나 고르는 데도 이렇게 힘든데 그 분들은 일상 속에서 정말 많은 어려움들을 겪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소 찾는건 힘들었지만 뿌듯(사진:홍보의 저작권:제로의예술)

드디어 11월 29일 당일 날! <나의 인생그래프 그리기>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몇 마디 나누다 보면 바로 쉬는 시간이 찾아올 정도로 시간가는 줄 몰랐고 꽉 찬 느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나의 인생그래프를 소개하는 활동에서는 다들 할 이야기가 많았는지 시간을 오버해서 말할 정도로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참여자분들이 단순히 수동적으로 활동만 해주시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생각을 나누고 자신을 소개하는 용기 있는 분들이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워크샵에는 항상 아쉬웠던 점 역시 있는 법이죠ㅠㅠ 이번 모임과 같은 경우에는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의 격상으로 인해 워크샵 시간이 단축된 점입니다.

(사진:홍보의 저작권:제로의예술)

12월 12일 진행되었던 <2021차별없는 달력만들기>는 아슬아슬한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서로의 소감을 나누기보단 달력 완성에만 집중했어서 많은 소통이 오가진 못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소감 발표시간에 참여자 분들 기획자분들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고 하시니 다음에는 부디 코로나가 종식되고 하루종일 찐하게 봤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사진:홍보의 저작권:제로의예술)


일에만 지쳐있던 저에게 단비와 같았던 <퀴어-되기>, 여러 시행착오가 많았기에 더욱 의미가 컸던 것 같습니다. 용기 내주신 모든 참가자분들과 힘든 상황에서도 버텨주신 모든 기획자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올리며 이상으로 워크숍 후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