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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퀴모5주년 자축자축!] 어쩌다 기념일, 어쩌다 다짐

전국퀴어모여라 2019. 3. 21. 10:23

어쩌다 기념일, 

어쩌다 다짐


이벼(전국퀴어모여라)


이벼의 초기작품 전퀴모의 얼굴


안녕하세요, 전퀴모의 모든 이미지와 홍보물을 담당하고 있는 자칭 디자이너 이벼입니다.

매번 디지털 이미지만 다루다가 5주년을 맞이한 전퀴모를 위해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전퀴모는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것 같아요. 말그대로 재미있을 것 같아서. 저는 벽장이었기에 만나는 사람만 만나고, 애초에 활동이라는 말도 접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전퀴모에요. 이 곳에서 저는 다른 퀴어분들을 만나보고 싶었고 그들은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저는 태생도 서울, 노는 것도 서울, 그냥 오로지 서울에서만 살았기 때문에 그저 서울이 최고였고 그 외의 지역을 전혀 생각해볼 틈이 없었습니다. 많은 행사들과 축제들이 서울에 밀집되어 있고 그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였어요. 게다가 저는 서울에 계속 살고 싶었기에 타지역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퀴모와 함께 각 지역의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조금씩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지역의 활동과 커뮤니티를 너무나 갈망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제가 인식하지 못한 것 뿐이지 어떠한 곳에서든 작은 움직임이 있고,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전퀴모에 있으면서 즐거운 날만이 아닌 암흑기같은 시기도 보냈습니다. 생활적인 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고 그 변화를 감당하며 어떻게 전퀴모에서 지내야할지 고민하곤 했습니다. 결론은 그동안 작은 우물에 살고 있었다는 생각입니다.

무언가를 몸소 부딪히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고 많은 생각이 들어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렇게 겁을 냈던게 아닌가 싶어요. 이제는 찾아오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려 합니다.


앞으로 더욱 의미있는 활동을 위해, 더욱 아름답고 예쁜(?) 전퀴모를 위해 달려 볼게요.

전퀴모 5주년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