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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퀴모 아카이빙]전업활동가 프라이드 대폭발, 캔디님의 인터뷰

전국퀴어모여라 2021. 10. 8. 09:10

전업활동가 프라이드 대폭발, 캔디님의 인터뷰

캔디(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캔디님이 참여한 행사와 후기&캔디님의 글 

1. 동네에 퀴어가 없다고요? 설마? 진짜? - 전국 퀴어 모여라 수다회
2. 전남대 성소수자 동아리 '라잇온미'를 소개합니다!
3. 다시 가고 싶다, 광주!
4. 반가웠어요, 전퀴모!
5. 전국 퀴어모여라 5주년을 생각하며

 

활동가라는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동향 사람에게 반가움을 숨기지 않는 캔디님은 언제나 만나면 보통 한번에 2,3개의 일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다. 어디에서 저런 에너지가 나오나 싶기도 하다가, 노트북을 꺼내서 후딱후딱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면 프로 활동가의 모습이란 저런 모습인가하는 동경심도 들었다.

어쩌다가 재경과 같은 곳에서 태어나 같은 학교를 다녔다는 이유로 초반의 전퀴모부터 현재까지를 살펴보게 된 캔디님을 한번 만나 보았다.

 

캔디님은 전퀴모와 연이 깊어요. 전퀴모 창립하고 처음 열었던 수다회에 광주대표로 참여하시기도 했었고요. 광주에서 수다회를 진행할 때, 서울에서 광주로 같이 이동도 하고, 수다회도 같이 참여도 했었고요. 전퀴모 5주년때는 축하하는 글도 써주시기도 했었고요. 그래서 전퀴모와 함께한 캔디님과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요. 다른 분들같은 경우에는 간단하게 근황토크를 하는데, 캔디님은 좀 다르게 질문해볼게요. 요즘은 일 말고 다른 건 뭐 하세요?

-뭐하지?(한참 침묵) 최근에는 친구들과 여행을 많이 다녀 왔어요. 추석연휴나, 주말에는 놀러를 많이 다녔네요. 최근에는 이사를 했어서, 집정리를 계속 하고 있는 중이고. 아 요즘에는 경기도에 사는 조카를 보러 자주 가요. 어제부터는 PT도 등록해서 열심히 하는 중이고요.

 

친구, 가족과 행복하게 지내는 건강한 도시인이군요!

-아이 감사합니다.

 

저는 캔디님을 보면, 지역이나 고향이라는 말이 떠올라요. 저희가 처음 만나서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하게 된 것도, 같은 곳이 고향이라는 거였잖아요. 그래서 전퀴모가 생겼을 때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고, 저희 모교에 성소수자 동아리가 생겼을 때도 함께 엄청 기뻐했던 기럭도 나고요. 그래서 전퀴모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전퀴모는 “000”이다고 하면?

-아 이거 너무 어려워요. 어제 계속 생각해봤는데, 깔대기? 전퀴모는 전국의 여러 지역들을 다니면서 사람들을 모아주는 것 같아요. 지금이야, 지역에 성소수자 단체들도 많아지고 축제들도 많아졌지만, 이렇게 된 지는 몇년 안됐잖아요. 지역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많지 않았을 당시에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했던 것 자체가 지역의 위치성을 상당히 부각시켜주고, ‘비수도권’이라는 것 자체로 공통점을 만들어 주었으니까요.

 

추억돋는 그림들....

캔디님과 지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게, 전업활동가라는 것에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다는 거였어요. 활동가로서도 전퀴모와 같이 활동을 하기도 했고요. 2017년에 퀴어아카데미와 퀴어라이브를 진행했었고. 캔디님이 하고 있는 활동과 연관지어서 전퀴모 하고 싶은 활동이 있을까요? 아마 현재 수도권에서 하는 일을 지역으로 확장시킨다는 의미로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현재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KSCRC, 이하 센터)에서 사무국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사무와 회계, 활동, 기타등등의 모든 일을 다 하고 있습니다. 센터 후원 굿즈인 곰인형을 주문제작하는 일도 하고 있고요. 저희 단체는 주로 교육프로그램을 많이 해요. 요즘에는 ILGA(International Lesbian, Gay, Bisexual, Trans and Intersex Association) ASIA라는 아시아 지역을 아우르는 성소수자 단체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센터에서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나이듦에 대한 프로젝트에요. 성소수자와 나이듦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올해 설문조사도 같이 진행할거 같아요. 내년에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건데, 나이듦에 대한 감각과 자신의 위치가 서울과 지역이 많이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전퀴모와 함께 하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어요. 지역에 있는 분들을 찾아서 이야기를 듣고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다음에 또 다시 광주에서 맛있는 걸 먹게 되길! 

불러주신다면, 얼마든지요. 나이듦은 꽤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관심도 많이 가고요. 지역에 따라서 많이 다르기도 할거고요. 꼭 불러주세요. 그럼 다음 질문이요. 서울에서 살게 된 이유가 있었나요?

-공개적인 이유는 좀더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서였어요. 비공식적인 이유는 독립을 하고 싶어서였고요. 그런데 좀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보고 싶은 건 사실이에요.

 

알겠습니다. 믿도록 할게요. 서울에서 15년째 전업활동가로 살고 있는 캔디님께는 이런 질문이 좀 이상하기도 할텐데, 그래도 물어볼게요. 일과 관련되지 않은 퀴어 커뮤니티에 소속되어 있으신가요?

-아, 이게 되게 애매해요. 저에게도 친구가 있기는 해요. 이 친구그룹과 함께 보드게임도 하고 캠핑도 다니고 있어요. 그런데 애매한게, 친구들이 전부 활동가라는 것이고요. 저희는 만나서 일 얘기는 하지 않고 놀기만 합니다.

 

변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놀러 가도 일 얘기 금지. 일 이야기 말고도 할 얘기는 많아요. 아, 그리고 일과 전혀 관련 없는 커뮤니티도 있어요. 대학원다닐 때 만난 친구들인데, 한명은 한학기 선배, 한명은 조교 일을 했던 친구, 이렇게 셋이요. 놀러도 다니고, 이사간 사람이 있으면 놀러 가서 밥도 얻어먹고 합니다.

 

되게 행복하게 사시는군요

-그럼요. 저에게도 일과 관련없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물론 친구들이 100% 일과 관련없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긴 하지만요.

 

그러면 마지막 질문이요. 캔디님은 이미 성소수자와 관련된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 새로 커뮤니티를 만든다고 하면 어떤 커뮤니티면 좋겠어요? 특징 세가지만 말해주세요.

-질문이 너무 어려웠어요. 저는 이미 제가 가진 커뮤니티가 너무 만족스럽거든요. 그게 제일 고민이에요.

그럼, 지금 있는 커뮤니티가 뭐가 만족스러운지 특징 세가지를 말해주세요

-1. 십년 후에도 함께 할 것이 확실하다. 2. 인생의 모든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공유할 수 있다. 3. 심지어 일 얘기도 할 수 있다.

 

워커홀릭 인증인가요?

-아닙니다! 제가 일 얘기를 제일 싫어한다구요!

 

알겠어요. 캔디님은 현재 안정적인 곳에서 안정적인 커뮤니티를 누리면서, 좋아하는 얘기를 많이 하며 행복하게 살고 계시는 것 같아요.

-네 맞아요. 요즘은 캠핑도 많이 다녔고, 요즘에는 혼자 공연을 보러 다닙니다.

 

좋네요. 감사합니다. 저희가 물어볼 질문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우리 또 만나요~!